“승리하는 리더는 치욕을 견디는 법을 안다”
리더십의 핵심은 ‘판단력’에 있다📌
리더십에 관한 책과 강연은 넘쳐나요.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제가 6년간의 사업 경험과 수많은 기업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조직을 말아먹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성격적 특징은 ‘치욕을 견디지 못하는 데‘ 있다.”
이것이 제가 수많은 리더들을 만나며 발견한 가장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그리고 이런 리더들에게는 공통적으로 ‘객기’와 ‘용기’를 구분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어요.
여러분도 이런 상황을 본 적 있지 않나요? 스타트업 CEO가 데이터와 조언을 무시하고 “직감”만으로 무리한 사업 확장을 감행해 결국 회사를 위기에 빠뜨리는 경우, 또는 팀장이 자존심 때문에 명백히 실패한 프로젝트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상황 말이죠. 이런 판단 오류는 모두 ‘객기’에서 비롯됩니다.
오늘은 이 두 개념의 차이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특히 한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리더로 평가받는 이순신 장군의 사례를 중심으로, 진정한 리더십이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 봅시다.
객기와 용기의 근본적 차이💭
객기(客氣): 나아갈 때를 모르는 자
객기란 무엇일까요? 옛 삼국지 게임을 기억하시나요? 지력이 낮은 장수가 상대의 ‘도발’ 계략에 넘어가 통제 불능이 되는 상황이 있어요. 이렇게 감정에 휘둘려 이성적 판단 없이 행동하는 것이 바로 객기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어떤 상황이 객기를 불러일으키나요? 팀원의 비판적 피드백? 경쟁사의 도발적 마케팅? 아니면 예상치 못한 시장 변화일까요?
공자는 제자 자로(子路)에게 이런 경고를 했습니다.
포호빙하(暴虎憑河)– 맨손으로 호랑이를 잡으려 하고 맨몸으로 강을 건너려는 사람과는 함께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무모함에 대한 경고예요. 용맹함은 좋지만, 승산 없는 싸움에 뛰어드는 것은 객기일 뿐입니다.
용기(勇氣):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아는 자
반면 용기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때로는 치욕을 감수하면서도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입니다. 용기 있는 결정은 단순히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언제 나아가고 언제 물러설지를 정확히 아는 지혜에서 비롯돼요.
리더의 판단력 체크리스트
- 객관적 데이터: 이 결정은 감정이 아닌 데이터와 사실에 근거하고 있는가?
- 장기적 관점: 단기적 성과나 체면보다 장기적 이익을 고려하고 있는가?
- 팀의 피드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비판적 피드백도 고려했는가?
- 위험 분석: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대비책을 마련했는가?
- 개인 감정 분리: 내 자존심이나 개인적 감정이 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진 않은가?
이순신의 백의종군: 치욕을 견딘 리더십의 교과서🌊
이순신 장군하면 대부분 명량해전과 노량해전 같은 화려한 승리만 떠올리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리더십은 ‘백의종군‘이라는 치욕의 시간을 어떻게 견뎠는지에서 더 잘 드러나요.
항명(抗命)의 결정적 순간
임진왜란 초기, 이순신은 전라좌수영에서 연이은 승리로 조선 수군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유년(1597년), 조정으로부터 부산으로 출전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일본 장수 고니시 유키나가가 “가토 기요마사가 곧 부산으로 침입할 것”이라는 첩보를 조선 조정에 보냈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에서 이순신은 명령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 첩보의 신빙성 의문: 고니시와 가토는 서로 경쟁 관계였습니다. 적군이 보낸 첩보를 그대로 믿을 수 없었습니다.
- 전략적 불리함: 부산은 이미 일본이 점령하여 성을 쌓은 상태였습니다. 손자병법에 따르면 “성을 치려면 10배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 지형적 불리함: 부산 앞바다는 전라도 해역과 달리 섬이 적어 퇴로와 은신처가 부족했습니다.
이순신은 <손자병법>의 가르침, “전쟁을 계산하라”와 “이겨놓고 싸운다”는 원칙에 따라 승산 없는 전투를 거부한 것입니다. 이는 <손자병법> 모공편에서 경고하는 “군을 망치는 세 가지 요인” 중 하나인 “임금이 알지도 못하면서 군을 전쟁에 내보내는 것”에 해당했습니다.
치욕을 견디다: 백의종군의 시간
이순신의 항명은 큰 대가를 치르게 했습니다. 그는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해임되고, 백의종군(白衣從軍)하는 치욕을 겪었습니다. 심지어 고문까지 당했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마저 돌아가셨습니다.

이 시간은 그에게 말할 수 없는 치욕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순신은 개인의 명예보다 국가의 안위를 더 중요시했습니다. 그는 유교 사회에서 “임금의 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는 불충(不忠)의 오명을 감수했습니다.
명량해전: 용기의 정점을 보여주다🚢
이순신 대신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원균은 일본 함대와의 전투에서 참패했습니다(칠천량해전). 조선의 정예 수군은 거의 전멸되었고, 간신히 12척의 배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이 위기 상황에서 조정은 다시 이순신을 불렀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남은 전라도의 물자와 병사를 보존하기 위해 후퇴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130여 척의 일본 함대가 공격해 온다는 소식에, 12척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때 이순신은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신에게는 아직도 전선 12척이 남아 있나이다. 죽을 힘을 다하여 막아 싸운다면 능히 대적할 수 있사옵니다. 비록 전선의 수는 적지만 신이 죽지 않은 한 적은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심리적 위기의 순간
명량해전이 시작되자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이순신이 진영을 정돈하라고 명령했지만, 많은 병사들이 두려움에 도망쳤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한동안 이순신의 대장선만이 홀로 적과 맞서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순신은 뒤로 물러난 병사들을 향해 “저런 상노무 자식들, 내가 다 죽여버린다”고 외치며 전투에 임했습니다. 결국 부하들은 대장의 용기에 감화되어 돌아왔고, 조선 수군은 기적같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 전투는 이순신도 “하늘이 도왔다”고 기록할 정도로 기적에 가까운 승리였습니다.
원균의 객기 vs 이순신의 용기 🔍
왜 같은 상황에서 원균은 패배하고 이순신은 승리했을까요? 바로 ‘객기‘와 ‘용기‘의 차이 때문입니다.
원균의 객기
원균은 육군 출신으로, 수군 전략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공을 세워 임금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에 신중한 판단 없이 출전했습니다. 객기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그의 선택은 겉으로 보기에는 용감해 보일 수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않고 적과 맞서 싸우는 장수”라는 이미지에 부합하니까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조선의 정예 수군을 거의 전멸시키는 재앙을 가져왔습니다.
이순신의 용기
반면 이순신의 선택은 겉으로는 비겁해 보일 수 있습니다. 첫째, 임금의 명령에 불복종했고, 둘째, 일본 함대가 오고 있다는 소식에 철수하라는 명령에는 불복종했습니다.
그러나 이 두 선택은 모두 냉철한 판단에 기반한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승산 없는 전투를 피하기 위한 결정이었고, 두 번째는 철수했을 때의 전략적 불리함을 고려한 결정이었습니다.
현대 리더십에 주는 교훈 💼
이순신의 사례는 오늘날의 리더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까요?
1. 치욕을 견디는 힘이 리더의 핵심 역량이다
진정한 리더는 단기적인 자존심이나 체면보다 장기적인 성과와 조직의 생존을 우선시합니다. 때로는 ‘틀렸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무능하다’는 비난을 받더라도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해요.
현대 사례: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났을 때, 많은 이들은 그의 경력이 끝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NeXT와 픽사에서의 시간 동안 치욕을 견디며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었고, 결국 애플로 돌아와 역사상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키워냈어요.
2. 객기와 용기를 구분하라
- 객기의 특징: 감정적 결정, 충동적 행동, 자존심이 앞서는 판단
- 용기의 특징: 냉철한 분석, 장기적 관점, 조직의 이익을 위한 결정
현대 사례: 코로나19 초기, 많은 기업들이 즉각적인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을 대폭 감축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는 “우리가 서비스하는 세상이 우리를 필요로 할 때 더 강한 회사로 나아갈 것”이라며 직원들을 유지했고, 이는 팬데믹 이후 회사의 빠른 성장으로 이어졌어요. 그는 단기적 비용보다 장기적 역량을 선택했던 것입니다.
3.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구분하라
최고의 리더는 언제 공격하고 언제 방어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세계에서는 “빠르게 실패하라(Fail Fast)”가 유행하지만,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에요. 때로는 천천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더 현명할 수 있습니다.
현대 사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AWS(Amazon Web Services)에 투자할 때 많은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소매업체가 왜 클라우드 컴퓨팅에 뛰어드냐는 비판이었죠. 하지만 그는 시장의 미래를 내다보고 과감히 투자를 진행했고, 지금 AWS는 아마존의 주요 수익원이 되었어요. 이는 ‘물러설 때’가 아닌 ‘나아갈 때’를 정확히 판단한 사례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어떤 결정이 ‘객기’와 ‘용기’의 갈림길이 되었나요? 그 결정은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요?
결론: 리더의 궁극적 덕목🔑
이순신 장군의 삶을 통해 우리는 진정한 리더십의 본질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객기와 용기를 올바르게 구분하고, 때로는 치욕을 견딜 줄 아는 능력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이 교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팀을 이끄는 관리자든, 스타트업 창업자든, 대기업 CEO든, 결국 성공적인 리더는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사람입니다.
📹 더 깊이 알아보기: 객기와 용기를 구분할 줄 아는 리더|이순신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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